아주 보통의 하루

나도 알아, 아이 키우기 힘든거...

bluewhale25 2025. 2. 3. 09:44

요즘 작은 아이를 보며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. 나는 나름 진보적이고 개방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면서 살았던 사람이었다.

사실 이런 생각이 한 차례 깨졌었다. 큰 아이를 대학 보내면서, 다양한 갈등을 겪으며 내 바닥을 다 보았다고 생각했는데... 5년 터울진 둘째를 키우며 다시금 깨지고 있다.

큰아이는 고1 때  기숙사 생활을 시작하고 힘들다면서 자퇴이야기를 꺼냈고, 한 달만 더 버터 보고 힘들면 그만두자고 했다. 다행히 아이는 그 이후  그 말을 다시 꺼내지 않았다(물론, 성인이 된 딸은 그때 정말 힘들었다고 푸념하기도 한다).

둘째도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걱정과 다르게 1학기 잘 보내고 나름 만족스러운 성적도 거뒀다. 하지만 2학기가 되면서 사춘기가 온 것인지... 학교를 그만두고 싶어 했다. 그 이유도 명확하게 말하지 않았지만 경쟁이 심한 학교에서 기숙사 생활까지 해야 하니 많이 힘들어서 그러는구나라고 생각했다. 큰 아이처럼 잠시 지나가는 바람일 거라 생각했고 그러길 바랐다.

하지만 결국 고2 2학기 중간고사까지 보고 아이는 자퇴했다. 자퇴를 결정하기까지 나와 딸아이는 볼꼴, 못 볼꼴을 다 봤다. 부끄럽지만 손도 올렸다. 하지만, 이미 학교에 마음이 뜬 아이는 내 말을 들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고, 울며 겨자 먹기로 자퇴를 했다. 2024.10.20.

그리고 시작된 스터디 카페에서의 생활. 문과 공부를 하다 이과로 돌려 새롭게 과학 공부를 시작했고, 받아주는 학원이 없어 과외를 시작했다. 수학도 부족한 거 같아 학원을 보내고 싶은데... 스스로 한다고 하니 강요도 하지 못했다. 말 그대로 상전이 따로 없다.

하지만, 처음 몇 개월동안은 스스로도 긴장이 되었는지 아침 일찍 일어나 나름의 패턴으로 열심히 공부하더니, 시간이 갈 수도록 그 흐름이 깨지는 것이 보인다.  아이가 그럴수록 내 목구멍을 뜨거운 불덩이가 있는 듯 계속 답답하고 열이 올라 불을 뿜는 용처럼 될까 두렵기까지 했다.

결국 사달이 났다. 어제(25.2.2.) 늘어지게 자고 있는 아이를 보며 난 용이 되어 불을 뿜었다. 하지만, 이미 바닥을 보였던 나로서 그런 모습까지는 다시 보이고 싶지 않아서 내가 전달하고 싶은 말만 명확하게 전달하려 혼신의 노력을 했다.

"내가 분명히 말했다. 엄마는 이 꼴은 못 본다고...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은 너랑 나랑 협상할 부분이 아니야. 알지. 어서 일어나!!!" 대략 이런 뉘앙스로 이야기를 전하고 아침 식사 후 그 말에 덧붙여 잔소리를 퍼부었다.

나도 안다. 어차피 아이 인생이고 내가 옆에서 잔소리한다고 바뀌는 거 별로 없다는 거... 그리고 요즘은 대학이 필수도 아니어서 굳이 힘들게 대학 갈 필요도 없다는 거...

나도 모임에 나가 이야기를 할 때는 쉽게 이렇게 말했다. 내 아이 아닌 다른 아이가 자퇴를 했다고 하면 대단한 아이네, 스스로 알아서 잘할 거야 하고 상대에게 위로 아닌 위로의 말을 해주곤 했다. 그런데... 이것이 내 아이에 문제가 되니 그 우아하게 교과서적인 말을 했던 나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!!!

아이라는 거울에 비쳐본 내 모습은 부모가 아닌 추한 학부모의 모습이다. 그리고 둘째 자퇴소식을 접한 주변 사람들과 친척들은 내가 했던 말을 나에게 해준다. 아~~~ 내가 한 말을 들은 그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겠구나. 내 아이가 아니니 쉽게 말할 수 있구나~

평범한 다른 학생들처럼 힘들어도 학교에서 버텨주길 바랐지만, 그리 되지 않았고... 이제 아이의 인생이고 난 아이와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, 난 아이와 완전 동기화되어 아이가 불안해하면 더 불안해하면서 마치 안 그런 척 연기하는 것이 마치 백조 같다.

엄마가 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 아이가 힘들 때 편하게 와서 기댈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... 너무 어렵다. 하~~~

정말 아이 키우기 너무 힘드네. 하지만 이 시간도 흘러가 언제 가는 웃으며 기억할 날이 있겠지... 그리고 나름대로 자신이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신만의 삶을 잘 만들어나갈 거라 믿어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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